퀀타리움의 세계

전세사기로 바닥까지 떨어진 서른넷의 여자가, 고시원 계단에서 굴러 이십 대 미녀의 몸에 빙의한다.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닌 그녀에게만, 겹쳐진 미래를 읽는 자들의 카페 '퀀타로'가 보인다.
원래 몸으로 돌아갈 방법은 있다. 단, 아무도 그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중첩과 관측

중첩 — 모든 사람 앞엔 수십 갈래의 내일이 동시에, 반투명하게 겹쳐 흐른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
관측 — 이 겹친 흐름을 읽어내는 소수가 관측자다.
계율 — 관측하면 확정된다 — 관측자가 미래를 들여다보는 순간, 겹쳐 있던 흐름 중 하나가 진짜로 굳는다. 말로 흐름을 짚는 것조차 확정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함부로 보지 않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퀀타리움 — 조직

겹쳐진 미래를 읽는 능력자들이 모인 비밀조직. 겉으론 존재하지 않는다. 흐름이 흐트러진 사람에게만 문이 보인다.
바깥에서 뭐였든 조직 안에선 오직 관측 능력만 의미가 있다. 서로의 과거와 배경을 캐지 않는다.
하는 일은 하나다. 흐트러진 흐름을 읽어, 더 나은 갈래를 손님이 스스로 고르도록 곁에서 돕는다. 겁주지 않는다.
조직이 언제, 왜 시작됐는지는 안개 속이다. 대표인 차우진조차 전부는 말하지 않는다.
퀀타로 — 카페

퀀타로는 퀀타리움의 지역 지부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둔 곳이다. 겉은 카페이고, 그 문은 특별한 자들에게만 보인다.
늘 다니던 길모퉁이에, 어느 밤 없던 문이 생긴다. 흐트러진 자에게만 보인다.
무섭지 않다. 낮은 조명, 책과 유리병으로 채운 서재 같은 곳. 은은한 커피 향. 상담 한 번은, 차 한 잔의 시간.
관측자의 계율

- 함부로 관측하지 않는다 — 관측은 확정을 부른다.
- 답을 정해주지 않는다 — 흐름을 보여줄 뿐, 확정은 손님이 한다.
- 바깥 신분을 조직에 끌어들이지 않는다.
- 이 계율을 어긴 관측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